수입 건초도 비싸 축협 TMF사료 의존 가능성 커
가을철 잦은 비로 볏짚을 거둬들이지 못하면서 한우 사육 농가들이 비상이다. 축협은 한우농가의 고충을 덜어주고자 TMF사료 특별 할인에 나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한 달 동안 무안지역에 조금이라도 비가 내린 날이 절반에 이르는 15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걸러 하루 비가 내린 것인데 총 강우량도 156.5mm로 여름철 비에 못지 않았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날은 10월 14일로 52mm가 쏟아졌고 10월 22일엔 32.5mm, 10월 21일엔 25.5mm, 11월 1일에도 22.5mm의 많은 비가 내리는 등 강우량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일 동안 모두 9mm의 비가 내린 것에 비하면 17배나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소의 먹이로 사용되는 볏짚을 거둬들이지 못해 한우 사육 농가들이 비상이다. 잦은 비로 논에 물이 차 있고 볏짚이 젖어 있는 상태라 작업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년 같으면 들녘마다 넘쳐나야 할 곤포사일리지(일명 공룡알)를 올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유다.
앞으로 날씨가 좋다고 하더라도 볏짚 수확량은 예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볏짚을 묶기 어렵다고 판단한 농가들이 절단해 퇴비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 논에 있는 볏짚을 묶더라도 장시간 물에 젖어 있어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볏짚 수확량이 많아 축산농가마다 비축량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해도 볏짚 품귀는 불가피해 보인다.
볏짚 곤포사일리지 1개당 가격은 통상 6만원 선이다. 하지만 과거 품귀현상 때 10만원에 육박한 적도 있다. 수입 건초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 축산농가에겐 큰 부담이다.
목포무안신안축협에 따르면 수입 티머시는 20kg 프리미엄 기준으로 1만4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400kg 볏짚이 6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이다.
볏짚을 구하지 못한 농가들은 축협의 TMF사료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적으로 사정이 마찬가지라 외부에서 볏짚을 사 오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축협은 11월 4일부터 TMF사료 특별 지원을 진행한다.
축협은 잦은 기상악화로 인해 평년대비 볏짚 수확이 저조해 운영자금 문제로 축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를 위해 11월 4일 공급분부터 소진시까지 총 3억5000만원을 TMF사료(1포당 1000원)에 지원한다. 번식우용 다산사료 20kg 1포당 1000원 할인된 5400원에 공급하고 있다.
축협 TMF사료공장 관계자는 “경주, 제주 등에서 조사료 구매를 요청해온 경우가 있지만 만일을 대비해 판매하지 않았다”면서 “지난해와 올봄 비축분 조사료가 충분히 있어 TMF사료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군은 자체사업(군비 100%)으로 2020년부터 TMF와 일반사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0년 1억원 2021년 2억원, 2022년 3억2000만원, 2023년 4억1500만원을 지원했고 2024년엔 정부 교부금 감소로 2억2000만원으로 예산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