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군공항 찬성 지역 있다”…광주시 또 ‘선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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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 군공항 찬성 지역 있다”…광주시 또 ‘선 넘어’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5.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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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이전·KTX 연결 전제한 공정성 없는 설문 인용 논란
해남서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이뤄져…주민들, 불공정 지적
광주, 범정부협의체·전남도와 협의 없이 이중플레이 '반감만'

군공항 이전을 위한 범정부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가 “전남에 군공항 이전을 찬성하는 지역이 있다”는 근거 없는 설문 결과를 독단으로 공개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5월 24일 국회에서 지역 국회의원 보좌관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광주의 주요 현안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자리였는데, 군공항 이전에 대한 정책자료 중에 난데없이 여론조사 결과를 끼워 넣었다.

지난해 11월 전남의 모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공공기관 이전과 KTX 등 교통망 확충 등이 전제되면 4분의 3이 동의한다는 내용이다.

군공항 이전을 위한 범정부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가 독단으로 출처도 불분명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 이중플레이를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본보에서 확인한 결과 지난해 11월 해남지역에서 군공항 이전과 관련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서울 소재 ‘KF텔’이라는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광주 군 공항 해남이전’에 관한 자동응답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설문에서는 4500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이 지원되고 고속도로와 KTX의 해남 연결, 항공정비사업 해남 유치, 마사회와 경마장 해남 이전, 농업 관련 공공기관 해남 이전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면 군 공항 이전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뤄졌다.

또한 군 공항 이전 반대 이유가 농지 잠식인지, 소음 피해인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다. 이어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피해 대책으로 이착륙을 바다 방향으로 하고 이중창 설치로 소음을 감소시키며 원하는 세대에 이주대책을 지원한다면 이전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도 물었다.

이 여론조사 내용이 알려지자 해남군에서는 사회단체들이 긴급회의를 갖고 군 공항 이전 반대대책위 구성 등에 대해 논의하는 촉매제가 됐다.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주체가 어디인지도 밝히지 않았고 확정되지 않은 정책을 남발해 지역 여론을 심각하게 왜곡하고자 하는 의도가 역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제 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광주시가 인용하면서 총리실까지 직접 나서서 꾸린 범정부협의체가 머쓱해졌다.

광주시가 일방적인 설문 결과를 내밀어 여론을 조장하고 시도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도는 ‘시도 간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정부의 지원책이 나오면 범정부협의체 논의를 통해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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