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대표 음식인 홍어 생산지 신안군과 삭힌 홍어, 발효 식문화의 메카인 나주시가 홍어 세계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신안군과 나주시는 6월 12일 나주시청 대회의실에서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병태 시장과 박우량 군수, 이상만 나주시의회 의장, 김혁성 신안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양 시·군의원, 홍어 관련 명인·단체 주민 40여명이 참석했다.
양 시군은 협약을 통해 홍어 식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사업 공유, 지정문화재 추진 등 상호협력에 본격 착수한다.
세계자연유산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신안의 우수한 자연환경 속에서 서식한 홍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와 홍어장수 문순득의 표류기록에서도 확인될 만큼 고유성과 역사성을 갖추고 있다.
흑산도의 홍어잡이는 전통어법인 외줄낚시와 주낙을 계승한 ‘걸낙’ 방식이 있으며, 흑산권역에서 2022년 기준 420톤이 출하됐다.
홍어에 대한 이야기는 조선 중종 25년 관찬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도 기록돼 있다. 고려말 남해안 지역 왜구의 노략질로 신안 흑산도 인근 영산도 어민들이 나주 영산포로 피난을 오게 됐고 그때부터 나주 지역에서 삭힌 홍어를 먹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영산도에서 영산포까지 뱃길로 보름 정도 걸렸다. 이때 배에 싣고 온 생선들이 부패가 심해 버렸는데 항아리 속에서 푹 삭은 홍어만큼은 먹어도 뒤탈이 없는 데다 먹을수록 알싸한 풍미가 있어 숙성 홍어가 영산포에 정착했다는 유래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홍어식문화는 전라도를 상징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문화자원을 넘어 소울푸드로 남아있다”면서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된 홍어식문화의 고유성과 역사성, 문화적 가치를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해 신안군과 나주시가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공동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등재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이번 협약은 나주와 신안이 손을 잡고 계승해온 홍어 식문화를 확산하고 세계 인류와 함께 나누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양 시·군과 의회, 생산과 발효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온 명인, 주민들 모두가 함께 유네스코 인류문화문화유산 등재에 한마음으로 노력해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