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라는 게 떼돈 버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100원씩 모으면 1000원 되는 것이지요. 달래농사는 인건비 걱정 없이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지을 수 있는 최고의 작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몽탄면 사창3리 덕암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오고 있는 권오열(66세) 씨는 1320㎡(400평) 비닐하우스에서 토종작물인 달래로만 연 50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얻고 있다. 벼농사, 밀농사 등 복합영농으로 연간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권 씨는 “농사짓기를 참 잘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3년 직장생활도 해봤지만 농사가 적성에 맞아
덕암마을에서 나고 자란 권오열 씨는 66세의 나이에 마을에서 막내생활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서너 살 아래 동생이 귀촌했지만 그는 농사를 짓지 않는다. 권 씨 위로는 10살 넘게 차이 나는 어르신이 가장 젊고 대부분 80~90대다.
마을 농토의 80%는 권 씨가 임대해 농사짓고 있다. 그만큼 고령화 돼 농사를 직접 지을 수 있는 주민이 갈수록 줄고 있다.
권 씨는 벼농사 10만㎡(3만평), 밀농사 6600㎡(2만평)을 지으며 겨울 틈새작물로 1320㎡(400평) 비닐하우스에서 달래농사를 짓고 있다. 달래로만 연간 5000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권 씨의 연봉은 억대가 넘는다. 3년 동안 직장생활도 해 봤지만 그는 ‘농사가 천직’이라며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
◆달래, 비타민C와 칼슘 풍부한 건강식품
봄이 오는 것을 알려주는 달래는 독특한 향과 알싸한 맛 덕분에 입맛을 돋우는 봄 제철 채소다. 달래의 잎과 알뿌리는 무침으로 먹거나 부침개, 된장찌개에 넣어 먹는다.
달래는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해서 동맥경화증을 예방해준다. 또 달래에 함유된 칼륨은 몸속의 나트륨과 결합해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해 염분 과다섭취로 인한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무안군은 덕암마을에서 틈새 소득작물로 달래를 육성했다.
◆40년 전 우연히 마을에 들어온 달래
덕암마을에 달래가 들어온 것은 40년 쯤 전이다. 마늘밭의 골칫거리였던 달래를 마을 한 어르신이 현경면 밭고랑에서 주워다 먹으려고 재배한 것이 첫 시작이다. 언젠가는 생각보다 수확이 많이 나오자 광주 시장에 내놔봤는데 다른 밭작물 보다 두 배는 비싸게 팔렸다.
사창역이 지척인 덕암마을은 기차를 타고 광주 송정리시장에 각종 농작물을 내다 팔아 소득을 올리곤 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달래를 심어 돈을 버는 재미가 쏠쏠했다.
◆20년 전 하우스재배 도전 ‘시행착오’ 겪어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던 권 씨는 20년 전부터 겨울 틈새작물로 달래농사를 시작했다. 권 씨는 달래를 하우스에서 재배하기로 마음먹고 400만 원 어치의 종자를 구입해 660㎡(200평)에 뿌렸다. 잘 자라라고 화학비료도 했는데 웬걸 도통 달래가 자라지 않았다. 그러니 비료를 조금 더 주기를 반복했고 그해 농사는 결국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접었다.
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1년 코스 생명대학 1기로 수강했던 권 씨는 친분이 있던 교수님을 모셨고 토양검정을 통해 땅에 소금기가 너무 많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가 뿌린 화학비료가 문제였다. 노지와 달리 비가 들지 않는 하우스에선 염분이 그대로 땅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금기를 제거하기 위해 밭에 물을 대 논처럼 만들고 로터리를 친 뒤 물을 빼내길 세 번을 반복했다.
◆꾸준한 배움, 땅심 올리기 결실
권오열 씨는 농업기술원에서 2년, 목포대학교에서 2년 농업마이스터대학 과정을 수강, 졸업을 앞두고 있다. 생명대학과 마이스터 과정을 밟으며 배운 지식이 지금은 큰 힘이 되고 있다.
권 씨의 달래농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친환경이다. 배수 환경을 확보하고 땅심을 높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저수지 물고랑에 모인 모래흙을 30차 부었고 매년 198㎡(60평) 기준으로 왕겨 3차, 절단볏짚 한 롤과 옥수수대도 파쇄 해 넣어준다.
노지와 달리 부드럽게 변한 하우스 땅에서 자란 달래는 그냥 손으로 뽑아도 될 만큼 일하기가 쉬워졌다.
◆판로확보 중요…로컬푸드·상인 출하 병행
권오열 씨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달래를 수확하는데 198㎡(60평) 규모 하우스별로 수확시기를 달리해 과잉생산 없이 꾸준하게 판매하고 있다. 한 하우스에서 평균 두 번 달래를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도 높다. 판로는 상인출하가 70%, 인근 로컬푸드가 30% 정도를 차지한다. 상인출하가 4kg 당 3~4만 원이라면 로컬푸드는 6만 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달래농사를 시작할 땐 종자를 구입해 왔지만 지금은 자가생산하고 있다. 달래는 같은 백합과인 마늘과 비슷하게 뿌리 분열과 꽃대에서 주아를 채취해 종자를 확보할 수 있다.
권오열 씨는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은 없다. 할 수 있는 것 하면서 누구한테 손 안 벌리고 즐길 것 즐기면서 살 수 있다”면서 “직장생활 3년 해 봤는데 농사짓기 잘했다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고 말했다.
저는 올해 귀농 4년차 초보농부입니다
기사의 권오열선생님과 연락을해보고싶은데
방법이있을까요?
바쁘시겠지만 연락한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