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진상품 ‘탄도만 감태’…마른감태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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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진상품 ‘탄도만 감태’…마른감태로 재탄생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02.09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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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 "농업에서 희망을 찾다!"
무안 감태 명예회복 나선 ‘해제감태 영어조합법인’ 이동혁 대표

“쌉싸래한 맛과 진한 향이 일품인 탄도만 감태는 임금님 진상품으로 유명합니다. 무안군은 전국 최고의 감태 주산지임에도 제대로 된 가공시설이 없어 상품화를 하지 못해 푸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서산 감태에 밀린 무안 감태의 명성을 되찾아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해제면 산길리에서 ‘해제감태 영어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혁 대표는 지난해 무안에서 최초로 마른감태 생산에 성공했다. 감태를 김에 버금가는 무안의 특산물로 육성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해제감태 영어조합법인 이동혁 대표
해제감태 영어조합법인 이동혁 대표

◆깨끗한 곳에서만 자라는 ‘감태’…탄도만이 최고

겨울철 무안의 갯벌은 초록색이다. 여성의 긴 머리카락이 연상되는 감태가 갯벌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감태라는 호칭은 미역과의 여러해살이 해조류인 ‘가시파래’를 우리지역에서 부르는 말이다. 사실 감태라는 해조류는 따로 있는데 제주도를 비롯한 아열대 바다 깊은 곳에서 자란다. 이미 서남해안에선 가시파래를 감태로 불러 널리 통용된다.

감태는 일급수에서 사는 해조류로 무안, 신안, 서산 등 청정 갯벌에서 자란다. 이는 양식이 불가능해 현재 우리가 먹는 감태는 100% 자연산이다. 파래처럼 바다향이 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감태 속에는 우유의 6배가 넘는 칼슘, 토마토의 3배가 넘는 칼륨, 미네랄과 비타민 B1, B2 등이 들어 있고 노화를 막는 항산화 성분인 씨놀과 섬유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쌉싸래한 맛과 독특한 향을 지닌 감태는 주로 생으로 무쳐먹거나 감태전, 감태김치 등에 활용된다. 최근엔 서산에서 생산되는 마른감태와 조미감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처럼 음식을 싸 먹는데 고급 참치회 등을 먹을 때 곁들여 먹는다.

일본에서는 감태로 장조림을 만들거나 감태분말을 만들어 된장국, 순두부, 면류, 채식요리의 양념으로 사용한다.

감태채취

◆임금님께 진상, 무안은 전국최고 감태 주산지

‘탄도 감태’는 ‘숭어 어란’과 함께 무안의 임금님 진상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만큼 진미로 꼽히는데 요즘은 ‘건감태’ 즉, 마른감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안타깝게도 감태하면 무안군이 아니라 서산시가 주산지로 통한다. 이유인 즉은 무안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가공식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원초만 판매하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감태 원초 생산량만 보더라도 서산은 무안에 비교할 바가 못 된다. 2021년 기준 서산 감태생산량은 14만6360kg이다. 2022년 기준 무안군 감태생산량은 52만9740kg으로 3.6배 많은 감태를 생산한다.

물감태
물감태

◆마른감태·조미감태로 가공하면 부가가치 크게 올라

서산은 감태를 주력 특산품으로 선정하고 마른감태, 조미감태 등으로 가공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세척하지 않은 원초상태의 감태 1kg은 1272원 꼴이다. 이것을 세척해 식용할 수 있는 물감태로 만들면 5000원으로 4배가량 가격이 오른다. 세척한 물감태를 말려 마른감태로 가공하면 김 크기 100장 한 톳에 4만원이 된다. 감태 한 톳을 만들려면 물감태 4kg이 들어가기 때문에 물감태보다 부가가치가 두 배로 뛴다. 마른감태를 다시 기름과 소금을 첨가해 굽게 되면 한입크기 100장에 3만~3만5천원으로 대여섯 배가 또 오른다.

서산시는 가공감태로 연간 35~4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홍콩과 미국, 일본으로도 수출한다. 감태원초 생산액으로만 봤을 때 1억8천만원이 40억원으로 뛰는 것이다.

건조과정을 거친 마른감태
건조과정을 거친 마른감태

◆무안만의 감태 브랜드 만들어야

4년 전부터 감태산업에 뛰어든 이동혁 대표는 처음엔 감태 원초를 서산에 납품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주인이 돼서 머슴노릇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감태 가공 산업에 뛰어들었다. 세척기, 건조기, 저온창고 등을 건설하고 탄도만 인근에서 나오는 감태를 사들여 세척한 뒤 물감태로 유통을 시작했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엔 마른감태 생산에 성공했다.

서산에서 마른감태를 공급받던 한 유통회사와 최근 전량납품 계약도 체결해 판로걱정도 전혀 없다.

이동혁 대표는 “서산에서는 어촌계원에게 세척기와 건조기를 보조해 줘서 수백가구가 마른감태를 생산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면서 “마른감태 판로도 확보한 만큼 생산량을 늘려서 무안지역 어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최종적으로는 무안감태 고유브랜드를 만들어 조미감태와 감태분말까지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른감태를 김처럼 한 입 크기로 자른 포장제품
마른감태를 김처럼 한 입 크기로 자른 포장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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