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열리는 가지 수직으로 30~50cm 키우면 많이 열려
단감장인 진일장 마이스터대 교수가 달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대과종 단감 ‘태추’를 잘 키우는 비법을 공개했다. 단감이 많이 열리면서도 과피를 깨끗하게 키울 수 있는 비법인데 태추를 키우는 농가에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10월 16일 오전 찾아간 진일장(81) 교수의 현경면 현화리 현화농장은 단감 수확이 한창이었다.
61년 동안 감 농사에 매진한 진 교수는 20년 전부터 ‘태추’라는 품종의 단감을 재배해 왔다. 키우기 까다로운 관계로 좋은 상품을 얻기 힘들어서 주력 품종으로 삼지 않고 방치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배처럼 사각거리는 부드러운 식감과 높은 당도는 어느 품종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장점이어서 ‘태추’ 재배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최근 몇 년 사이 수많은 경험 끝에 알아낸 비법을 공개했다. 일본 품종인 ‘태추’는 성장이 빨라 과육이 부드럽고 단 만큼 과피도 부드러워 과피가 상처를 입은 것처럼 검게 변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또 과실이 많이 열리지 않는 것도 큰 단점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년의 연구와 노력이 최근 결실을 얻었다. 그가 파악한 과피의 변색 이유는 임신한 여성의 배가 갈라지듯 태추 단감의 표피도 빠른 성장에 비해 양분이 부족할 경우 그 틈이 메워지지 못하고 갈색으로 변한다는 것이었다.
한여름 일반 단감의 성장 속도가 하루 0.3mm라면 ‘태추’는 1mm에 이를 만큼 빠르다. 과육이 성장하는 만큼 과피도 벌어지면서 성장하는데 이를 메울 충분한 영양이 공급돼야 변색을 막을 수 있다.
또 다른 과피 변색의 원인은 열매에 맺힌 이슬이었다. 이슬이 장시간 맺힌 부분의 과피가 검버선처럼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일반 단감 재배와 반대로 열매가 열리는 가지를 수직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었다. ‘태추’ 품종은 영양분을 위로 보내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영양공급을 원활히 할 수 있었고 열매도 세워져서 자라 끝부분에 이슬이 맺히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수직으로 세운 가지에선 열매도 많이 열렸다. 한 가지에서 5kg 1박스를 채울 정도인 열두 개가 열린 경우도 있었다.
수직으로 가지가 자랐더라도 가지가 너무 커버리면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진 교수에 따르면 가지의 길이가 30cm에서 50cm가 가장 좋고 70cm까지 열리기는 하지만 1m가 넘어가면 열매가 아예 열리지 않는다. 또 가지 끝을 잘라버리면 열매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전정으로 길이를 맞출 수도 없다.
이에 대해 진일장 교수는 내가 나무를 잘 알면 자연 상태에서 30~50cm를 자라도록 컨트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 감이 많이 열리지 않았다면 그만큼 영양분을 체내에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뜻인 만큼 시비량을 극도로 줄여야 하고 반대의 경우엔 시비량을 늘리면 적당한 길이의 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10월 말이면 맛이 없어지는 ‘태추’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도 일러줬다. 수분이 부족해지는 시기에 잎에서는 지속적으로 수분을 배출하다가 결국 열매에 있는 수분과 당분까지 배출해버리는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과육이 단단해지도록 인산가리, 칼슘 등 미량요소를 꾸준히 시비하고 가물면 물을 주는 것이 좋다.
진 교수가 공들여 출하한 최상품 ‘명작 태추’는 올해 12과 5kg에 8만원을 받을 만큼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 단감으로 인정받고 있다.
진일장 교수는 “열매가 열리는 가지를 수직으로 자라게 해서 재배하는 방법은 처음 시도된 것으로 ‘태추’의 약점을 잘 보완해 준다”면서 “많은 농가들이 공유해 최상의 ‘태추’ 단감을 생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문의: 010-3601-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