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화된 신안 시설원예 활성화 첫 주자 출발
“부모님과 함께 벼농사를 지으면서 혼자만의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개척하며 농업을 자유롭고 편하게 영위할 수 있고, 더불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조사하고 찾다가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열대과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청년 농업인 이민석씨(신안군 안좌면. 40세).
이민석씨는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컴퓨터 판매업을 하다가 수년 전 간척지 쌀농업인인 부모님이 계신 고향 안좌면으로 자신의 가족과 함께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는 벼농사를 지으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 농작업을 할 수 있는 농업기술과 신품목, 신품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더불어 지역 특성에도 부합하며 판로개척과 유통이 용이한 부분, 농업 관련한 행정적인 지원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조사했으며 신안군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지도를 받는 것이 창농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신안의 섬들이 연륙교로 이어져 교통·물류의 난제들이 해결돼 농업 투자를 통한 시설화 및 규모화와 고생산성에 따른 소비와 판로개척이 용이해진 측면도 새로운 농업에 대한 구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가 이처럼 전문적인 농업인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신안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 또 신농업에 대한 배움과 실제적인 경험과 기술 습득에는 신안군의 스마트팜 시설인 ‘청년 임대 농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리적 여건으로 발전하지 못한 신안의 스마트팜 시설하우스 분야에서 신품종인 열대과일의 재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지역의 새로운 농특산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또한 관광산업과 맞물려 열대의 새로운 볼거리와 먹거리,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애플망고, 실패와 성공의 경험에서 배운다
이민석씨가 임차한 신안군 스마트팜 청년 임대농장은 암태면에 소재하고 있다. 애플망고 작목에는 5명의 청년 농업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외에 바나나, 커피 등의 기후변화 대응 식물자원의 재배에도 다양한 청년들이 도전하고 있다.
이민석씨는 “청년 임대농장을 망고학교라고 생각한다. 원예시설에서의 자동화 설비 운용 및 환경적 영향 아래에서 그에 맞는 농법적용과 생산, 판매 모든 과정의 사이클을 실제로 체험하고 실패를 맛보기기도 하면서 가장 좋은 재배법과 유통과 판로까지 구축하는 경험을 쌓으면 임대기간 만료 후 실제 시설 투자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미래 본인의 시설 투자와 작목재배, 유통 등에 앞서 청년 임대농장에서 미리 경험적 지식을 쌓을 수 있어 실제적인 창농의 단계에서 실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이씨는 애플망고 작목의 특성에 따른 재배법을 배우면서 단계적으로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타지역, 백화점, 공판장 등으로의 판매를 위해서 농원의 규모를 키우는 것과 함께 열매의 품질을 균일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열매가 더 많이 열리고 커졌지만 무게가 600g 이상이 돼야 상품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 더 재배법을 연마하고 있다.
애플망고는 특성상 물과 햇빛을 좋아하고 스마트팜의 대표적인 작물인 딸기와 토마토에 비해 비료 투입량이 3분의 1 정도로 적고 온도와 물의 양만 잘 조절해주면 되므로 키우기가 까다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팜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 량이 많지 않아 시스템과 동기화된 장비와 센서 등이 필수적인 것만 설치돼 제어 및 운영이 쉽다. 망고는 기온이 37도 이상이 이면 나무가 성장을 멈추고 과실이 터지기 때문에 시스템 설정을 제대로 맞춰줘야 한다.
이씨는 작년에는 순수하게 애플망고 나무를 키우는데 집중했다. 올해엔 생육조절을 잘 못해 전체적으로 꽃이 많이 안나와서 열매가 많지 않았지만 7~8월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 생산량이 많지 않아 지역내 판매, 직판을 위주로 올해 생산분을 처리할 계획이다.
그는 “시중에 수입 망고는 숙기가 70% 정도에서 수확해 수입되는데 그 기간동안 후숙되기 때문에 향이 약하고 맛이 떨어진다. 지난해에는 임대농장에서 수확된 망고를 지역 사람들에게 선물해보니 모두가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평을 내렸다”고 말했다.
◆화분재배 이점과 자립 기반
이민석씨는 현재 임대농장 2년째에 접어들었고 최초 1년째에 접목된지 2년된 묘목 화분 300개를 1757㎡(350평)의 공간에 배치했다. 이러한 재배방법은 작은 공간에 다량의 나무를 키울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나무의 재배치와 다른 장소로의 이전, 물과 비료투입, 온도관리, 과실이 낮은 위치에 열리도록 수형을 잡기 때문에 수확작업의 용이함이 있다.
열대과일 재배를 먼저 시도한 제주도에서는 하우스 내부의 땅에 바로 식재를 하는 방식으로 애플망고를 재배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991㎡(300평)의 기준으로 150주 정도 식재해야 제대로 관리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청년 임대 농장은 기본적으로 2년의 기간이 주어진다. 더 배우고 더 경험을 쌓기에는 임대기간이 조금 짧아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씨는 자립을 위해 전남도의 자립기반 사업 지원을 받아 991㎡(300여평)의 시설하우스를 만들고 있다. 임대농장의 화분을 본인의 시설하우스로 옮기고 새 묘목도 추가로 구입해 300~400주를 재배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씨는 “초기 시설투자가 제대로 이뤄지고 1000평 이상 규모화가 이뤄지면 1000주 이상의 나무에서 가락동 시장, 백화점까지 공급할 수 있는 생산량이 생긴다”면서 “애플망고의 생산과 판로개척을 통해 신안의 스마트팜 시설하우스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