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밤고구마, 이제 가공제품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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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밤고구마, 이제 가공제품 전성시대!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4.07.05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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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골 무안 농어촌이야기…“무안에서 행복을 찾다!”
고구마 가공식품 4종 개발…운남 트리플영농조합법인 기승서 대표
몸에 좋은 고구마 애견도 좋아해…애견 사료·간식 사업 확장 계획

“무안은 예전부터 밤고구마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밤고구마는 밤처럼 맛이 있지만 일부 퍽퍽하다는 이유로 선호도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밤고구마가 저장 숙성되면서 꿀고구마가 된다는 걸 소비자들이 알아주기 시작하면서 다시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 명성을 토대로 고구마를 이용한 가공식품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무안 고구마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리플영농조합법인 기승서 대표(맨 왼쪽)와 직원들
트리플영농조합법인 기승서 대표(맨 왼쪽)와 직원들

밤고구마의 고장 무안군 운남면 내리에서 고구마 가공식품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트리플영농조합법인 기승서(49세) 대표는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가훈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학교급식 납품을 기본 사업으로 3년 전부터 고구마 가공식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연 매출 10억원이 넘는 사업체로 성장한 트리플영농조합은 앞으로 애견 사료와 간식 등 또 다른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트리플영농조합법인에서 개발한 떠먹고와 설레고

◆10여년 직장 생활하다 고향으로 귀농

운남면 내리 원동마을이 고향인 기승서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동차 정비사를 꿈꾸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13년 동안 수협에 근무하는 등 농업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았다. 직장생활도 녹록지 않다고 생각했던 그는 수협을 그만두기 3년 전부터 고향으로 귀농을 준비했다.

2007년 원동마을에 들어와서 못쓰던 창고를 이용해 절임배추를 생산하다가 귀농 3년 차에 학교급식 사업에 어렵사리 뛰어들었다. 1년에 50일 이상 외부로 돌아다니며 강의 수강과 견학을 반복하면서 많은 지식과 인맥을 쌓았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가훈대로 끊임없는 배움과 노력을 더해 철옹성 같았던 학교급식 시장에 점차 녹아들었고 지금은 어린이집·유치원, 초·중·고등학교 43곳에 부식을 납품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설레고
설레고

◆‘무안 밤고구마’ 명성 이어갈 가공식품 개발

‘트리플’은 ‘싹이 트니 마을(里) 마다 꽃(flower)이 핀다’는 의미를 담았다. 3년 전부터 고구마 가공식품 시장에 뛰어든 트리플영농조합법인은 현재 네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이스 군고구마 ‘설레고’, 아이스 군고구마 조리용 ‘맛탕고’, 고구마 페이스트 ‘바르고’, 치즈고구마 ‘떠먹고’가 주력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

한입 고구마 ‘설레고’는 먹기 좋은 한 입 크기의 고구마를 껍질을 벗긴 후 맛있게 구워 소포장한 아이스 군고구마로, 기 대표가 제품 개발에 2년간 공을 들였다. ‘설레고’는 기술 특허를 받은 황토가마에서 구워낸다. 한 번에 구울 수 있는 양은 200㎏으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껍질을 벗긴 채 구워낸 고구마 알맹이가 유독 먹음직스럽게 노란빛을 띈다.

‘설레고’는 크기가 작은 고구마를 사용한다. 가장 작은 건 40g부터 큰 건 90g 미만으로 평균 60g 크기의 고구마로 선택한다. ‘설레고’의 조리용 버전이 ‘맛탕고’다.

고구마 페이스트는 고구마를 짓이긴 반죽 형태의 식품으로 달콤하고 고소한 고구마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린 제품이다. ‘바르고’라고 명명했는데 빵에 발라 샌드위치처럼 먹거나 100% 고구마만 들어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간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치즈고구마 ‘떠먹고’는 페이스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으깬 군고구마 위에 잘게 다진 양파·피망을 섞은 토마토케첩 소스, 치즈를 얹어 간편식으로 만들었다. 전자레인지에 2분만 조리하면 고구마피자 맛이 느껴지는 맛 좋고 영양 높은 치즈고구마가 완성된다.

떠먹고
떠먹고

◆무안 고구마 가공산업 확장해야

기승서 대표는 지금의 무안 고구마 가공산업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다음 사업 확장영역은 애견 시장이다. 지금 생산하는 ‘설레고’와 페이스트인 ‘유기농 고구마 100’은 애견들의 간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애견 업계에선 사료와 간식을 만들기 위해 고구마 페이스트를 비싼 값에 대부분 수입해오고 있다. 기 대표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된 고구마로 만든 페이스트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기승서 대표는 “무안 고구마로 만든 애견 사료와 간식을 사양시험(飼養試驗)을 거쳐 안전한 제품으로 상품화하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정성스럽게 만든 제품이 애견 간식으로 활용된다는 것이 자존심도 상했지만 시대는 변했고 고객들의 수요가 있는 만큼 애견 사료·간식용 고구마 전문생산단지를 무안에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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