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비행장 오면 목포·무안·신안·함평 모두 피해자!

광주전투비행장 전투기 소음 노출 총면적 461.2㎢…무안군보다 넓어 서남권 거점공항 육성의 꿈·항공특화산업단지 건설에 커다란 걸림돌 이전 후보지 무안 낙점 말고 원하는 시군 유치토록 공모방식 전환해야

2021-12-28     서상용 기자

광주전투비행장의 소음 노출 범위가 무안군 전체 면적보다 넓은 461.2㎢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무안으로 이전될 경우 무안은 물론 목포·신안·함평군까지 소음피해의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X가 직접 연결되는 국내 유일한 공항. 활주로 연장으로 대형항공기 및 미주,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서남권 거점공항. 항공특화산업단지 건설로 힘차게 비상하려하는 무안국제공항에 군사공항 이전은 큰 걸림돌로 여겨진다.

무안 지역사회에서는 군공항 이전에 대한 반대여론이 매우 높아 광주군공항 이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안으로 밀어붙이기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해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용섭

◆ 광주시가 스스로 져버린 통합의 약속

2020년 말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민간공항만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불과 2년 전 “2021년까지 조건 없이 이전하겠다”면서 전남도, 무안군과 한 협약을 헌신짝 버리듯 했다.

난데없이 무안국제공항의 명칭변경 문제를 들고 나오더니 광주시민들의 반대여론을 빌미로 자신과 광주시가 한 약속을 깨고 전남도민과 무안군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광주, 전남의 상생에 대한 의지도, 생각도 처음부터 없었고 오로지 정치에 이용해 표를 얻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 끔찍한 전투기 소음…안 살아봤으면 말을 말라!

광주전투비행장은 훈련용 초음속 전투기가 자주 오르내린다. 작전에만 전투기가 출격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도 120여 차례나 전투기가 뜨고 내려 소음 피해가 매우 심각한 군사공항 중 하나다.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난청, 수면장애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도 전투기가 뜨면 일시적으로 대화를 중단해야 할 정도다. 더구나 군공항 주변의 발전도 저해돼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광주시가 죽기 살기로 군공항 이전에 매달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군공항이 이전해 오면 인구가 늘고 경기가 활성화돼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논리를 펴고 있다.

무안군이 추정한 광주전투비행장 소음노출 총 면적은 461.2㎢에 이른다. 광주시 전체(430.99㎢)를 덮고도 남으며 무안군 전체 면적(449㎢) 보다 넓어 목포시와 신안군, 함평군까지 함께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작전이나 훈련 상황에 따라 전투기의 비행경로가 달라지므로 서남권 어디든 소음에서 안전한 지대는 없다.

전투기가 뜨고 내릴 때마다 소음을 듣게 되지만 피해보상을 받는 지역은 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받는 군공항 주변 5~10km 일뿐 대부분의 주민들은 보상받을 길조차 없다.

전투기소음이 무서운 이유는 주민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지역생태환경에도 악영향을 주며 무안에서 기르는 한우, 돼지, 닭·오리 등 가축의 80% 이상이 전투기 소음에 시달리게 된다.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친환경 농수축산물 브랜드마저 소음피해를 입고 자랐다는 멍에를 쓸 수밖에 없다. 아울러 관광객이 감소하고 학생들의 학습권도 심각하게 침해당한다.

광주전투비행장 인근에서 거주하는 한 주민은 “소음이 워낙 크니까 짜증이 왕창 난다”면서 “안 싸울 일도 싸우게 되는 악마의 소리”라고 말했다.

항공기

◆ 무안 풍부한 발전 잠재력 갖춰…군공항 이전은 치명타

4차 산업을 주도할 선진 플랫폼 경제를 지향하고 있는 무안군은 전남 행정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도청 이전 16년을 맞아 인구 9만명을 돌파했고 곧 10만명도 넘어설 기세다. 무안군은 시승격을 추진해 명실상부한 국토 서남권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미래 핵심 성장의 에너지는 전남도청과 무안국제공항에서 나온다.

무안국제공항 이용객은 2019년 거의 100만명에 육박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영향을 받으면서 이용객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성장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2025년이면 KTX가 무안공항역을 경유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속철도와 국제공항이 직접 연결되는 사례다. 활주로 연장도 추진 중이다. 활주로가 연장되면 대형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게 된다. 유럽과 미주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돼 여객과 화물 모두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무안국제공항 인근엔 항공 특화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2020년 11월 20일 착공식을 갖고 35만㎡ 부지에 488억원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2022년 준공한다.

여기엔 항공기 부품과 물류, 기내식 업체, 항공기 정보 서비스업체 등 항공정비(MRO)를 중심으로 한 항공 연관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무안군은 나아가 무안 항공특화산업단지를 국가지정 산업단지로 지정해 무안을 넘어 우리나라의 차세대 4차 산업기지로 육성할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무안 항공특화선업단지 입주기업 노곤 대표는 “지난해 11월 무안항공 특화산업단지 착공식 이후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투비행장의 이전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변수다. 이러한 변수로 인해 무안이 동북아 최고의 항공 정비와 물류허브로 거듭나는데 있어서 커다란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공항

◆ 광주시 주도 이전…어떤 약속도 믿을 수 없어

국비 지원 없이 국가 보증 없이 사실상 광주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전투비행장 이전사업은 어떠한 약속도 믿기 어렵다.

전투기 소음피해의 근본적인 해결책도 없는 상황에 광주시는 확정되지도 안은 지원사업과 경제효과를 내세워 상생과 화합이라는 미명하에 무안군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광주 민간공항을 조건 없이 무안으로 이전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이용섭 광주시장은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해 갈등과 분열만 조장하면서 전남도민과 무안군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무안국제공항은 처음부터 목포공항과 광주민간공항의 통합을 전제로 개항한 공항이다.

전투비행장 이전은 후보지 주민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여도 안 될 일이다.

광주시는 무안이 최적지라고 우기며 국방부를 앞세워 이전을 밀어 붙이려고 특별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무안군과 화성시 주민들은 이를 규탄하고 두 지역 국회의원은 현재 이전후보지 지자체와 주민동의를 중시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 무안 낙점 철회하고 공모방식으로 전환해야

국무총리 주관으로 군공항이전 범정부협의체가 구성돼 운영 중에 있다. 이를 통해 광주시와 전남도는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정책과 지원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안군민의 70% 이상은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무안군이 실시한 1차 여론조사에선 72.8%가, 2차 여론자사에선 70.3%가 반대했다.

군공항 이전은 이전되는 지자체 주민들의 찬성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반대여론이 높지 않은 곳이 유리하다.

광주전투비행장 무안 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박문재 위원장은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광주 전투비행장 이전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 되어야 한다”면서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공모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안군은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와 지속적으로 연대하고 광주 전투비행장 예비이전 후보지인 해남군, 고흥군과 연대해 군공항 이전을 막아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