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공곡비축 산물벼 배정량 40% 감소 ‘농가 아우성’

가루쌀 수매 증가한 탓…일반농가 몫 빼앗아 가루쌀벼에 배정 7600여농가에 돌아갈 혜택이 61농가에 집중…정부 졸속 정책 무안군, 산물벼 2000톤 추가배정 요청…가루쌀 별도 수매해야

2024-10-17     서상용 기자

무안군 공공비축 산물벼 배정량이 지난해에 비해 40%나 감소해 농가들이 아우성이다. 가루쌀 배정량이 늘어나면서 산물벼 배정량이 줄어든 것인데 가루쌀은 공공비축과 별도로 수매해야 한다는 게 농업계 주장이다.

무안군에 따르면 올해 공공비축 배정물량은 6947톤으로 지난해 6942톤에 비해 5톤 증가했다. 이 중 산물벼는 4088톤에서 2445톤으로 1642톤(40%)이나 감소해 농가들의 배정량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포대벼는 2108톤에서 2132톤으로 23톤 증가했고 친환경벼는 200톤에서 262톤으로 62톤 증가했다.

특히, 가루쌀벼가 크게 증가해 산물벼 배정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가루쌀벼는 지난해 545톤에서 올해 2107톤으로 1561톤이나 증가했다.

무안군은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으로 가루쌀 단지를 확대했지만 정부가 일반 수매벼와 연동해 공공비축 물량에 포함시키면서 일반 농가의 배정량이 40%나 줄어들었다.

특히 가루쌀은 농업회사법인 소속 대농들이 주로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농가에게만 혜택이 가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무안군에선 올해 2개 농업회사법인 소속 61농가가 316.7ha를 재배해 2135톤의 가루쌀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7600여명의 무안군 쌀재배농가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할 산물벼 배정량이 가루쌀 재배 61농가에 집중되면서 일반 농가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

현재 40kg 조곡 기준 시장가격은 상품이 5만2천원, 하품은 4만8천원까지 낮게 형성되고 있다. 공공비축 산물벼의 경우 지난해 6만9320원에 수매했기 때문에 산물벼를 내지 못한 농가들은 가마당 1만7천원 정도를 손해 보게 된 것.

더구나 공공비축 판로가 막힌 농민들은 농협이나 시중에 싼값으로 벼를 출하하게 돼 그렇지 않아도 낮은 시장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정부의 정책 부재 탓이 크다. 쌀 생산량 감축을 위해 도입한 가루쌀에 대한 별도 대책과 예산 없이 공공비축 물량에 포함시켜 농민들끼리 경쟁을 촉발시키는 졸속 정책이 불러온 참사라는 것.

무안군은 10월 16일 전라남도와 국회에 가루쌀 수매 관련 문제점을 알리고 정책 개선을 건의했다.

군은 가루쌀벼 증가로 인해 줄어든 산물벼 배정량 2천톤을 추가 배정해 줄 것으로 요청하고 공공비축미 배정시 가루쌀과 연동이 되지 않게 별도로 수매해 줄 것도 요청했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과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농가들이 벼를 수매해 달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면서 “가루쌀을 공공비축에 포함 시킨 것은 일반 농가들의 매입 물량으로 대농들에게 인센티브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